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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이를 더 먹으며

작성일
2005-01-03 00:00
작성자
홍*운
조회수
2197
첨부파일





벌써 10년 전 일이 됐다.

콜롬비아에 갔던 적이 있다.

산지농업의 환경적 문제점을 보러 갔다.

산도 많고 비도 많고 덥기도 한 곳이었다.


본래 인디안들이 살던 곳이다.

스페인 사람들이 와서 인디안들을 외진 곳에 따로 살게 했다.


인디안들을 만나고 싶었다.

그러데 그들이 사는 곳은 너무 멀어 갈 수 없었다.


그들이 사는 지역의 어귀까지만이라도 가보기로 했다.

다행히 한 인디안을 만났다.

이 이야기 저 이야기 끝에 몇살이냐고 물었다.


의아한 얼굴로 되물었다,

나이는 왜 세느냐고.

닥아 오는 날을 감사하게 살면 되지,

몇 해를 살았는지를 왜 기억하느냐는 것이었다.


참 지혜롭다고 생각 됐다.

나도 그렇게 살자고 다짐했다.


사람들이 내게 나이를 더러 묻는다.

늘 서른 여섯 살이라고 답한다.

그럴 이 없단다. 적어도 예순 살은 넘었을 것이란다.


나는 바로잡는다.

사실은 나는 1936년에 태어난 것으로 기록돼 있지만

그 게 어쨌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한다.


나는 아직도 세상을 다양하게 살아보지 못해서

추억할 것은 별로 없고

앞으로 닥아올 일을 동경하기에 바쁘다고 덧붙쳐 말한다.


내일은 어떤 이를 만나서 어떤 일에 대해 이야기하게 될까?

내일은 어디를 가다가 어떤 풍광을 만나게 될까?

내일은 인터넷에서 어떤 지식과 아름다움을 만나게 될까?


내게는 추억이 없는 것인가?

닥아 올 일들에 대한 동경이 그것을 덮고 있는 것인가?



Song for liberty/Nana Mouskouri


(성별, 세대별, 학벌, 문벌, 지역별 차별로부터 자유로운 사회를 그리며 이 노래르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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